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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심해저탐사의 추억이 깃든 스티로폼 조각

by KODOS 2021. 4. 18.

오래된 소지품을 보관 중인 상자에서 태평양 한복판인 클라리온-클리퍼톤 지역에서 망간단괴 연구를 위해 심해저탐사선을 타고 젊음을 불태우던 시절에 남겨온 소중한 스티로폼 조각을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선상에서 샘플 채취를 위해 5000~6000m에 달하는 해저바닥까지 탐사장비를 내렸다 올리곤 했는데, 그 무료한 선상생활의 즐거움은 바로 조그만 스티로폼 조각에 자기만의 낙서를 해서 탐사장비에 매달아 엄청난 고압의 압력이 작용하는 해저바닥까지 같이 내려보냈다가 회수하는 것이었다. 수심 10m 당 1기압의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보통 500~600기압의 엄청난 압력을 받고 올라오게 되는데 이 때 스티로폼 조각은 압력을 고르게 잘 받게 되면 크기가 엄청나게 줄게 되고 보통 스티로폼보다 단단하게 된다.

이런 놀이를 자주 하곤 했는데 많이 잃어버리고 현재 까지 보관하고 있는 것들이 그나마 남아 있는 것들이다.

사진에 보면 압력을 받기전에 실제 자를 대고 10cm 나 5cm의 크기를 그려 놓은 부분이 있는데 해저에 다녀오면 거의 1/3정도 크기로 줄어들어 있다. 20여년이 지난 추억이지만 아직도 그 당시의 일들이 생생하고 지금도 다시 탐사선에 몸을 싣고 바다를 누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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