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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말로만 듣던 신종 플루에 감염되다...

by KODOS 2009. 10. 31.

10월 26일 월요일
오후부터 큰애가 열도 있고 목도 아프다고 하면서 감기 기운이 있었다. 요새 신종 플루가 하도 유행이라 다음 날 등교시키지 않고 아침에 병원부터 다녔왔다. 인플루엔자 진단 키트 검사 결과 양성이었다. 확진 검사까지 신청하고 일단은 감기약만 처방받고 왔다. 오후에 병원으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고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다. 요새 학교마다 신종플루 때문에 난리인데 아마도 학교에서 감염되어 온 것 같다.

10월 28일 수요일
큰애 신종플루가 3살 밖에 안된 작은애 한테 전염될까봐 어느 정도 나을 때 까지 내가 작은애를 데리고 어머니가 계신 본가에 가 있기로 했다. 회사에는 사정을 얘기하고 목,금요일 이틀 휴가를 냈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 영 컨디션이 좋지를 않다. 이상하게 피로감도 평소보다 심하고 목이 하루종일 칼칼하다. 계속 헛기침을 하게 된다. 감기 걸리기 전 단계의 징후와 비슷하다. 이거 나도 신종플루 걸린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퇴근 후 집에 가서 열을 재보니 약 38도 가까이 된다. 거의 확실한 것 같다.
밤부터 온몸이 쑤시기 시작한다. 목도 이젠 칼칼한게 아니라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제기랄~

10월 29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식사를 하고 큰애가 갔던 소아과에 갔다. 병원을 들어서니 거의 장터가 따로 없다. 일단 접수부터 하고 병원 입구 바깥쪽의 상가 복도에 기대서서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 대기자 명단을 봤더니 내 앞으로 몇십명이 있었다. 이럴줄 알고 준비해간 PMP를 꺼내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한참이 지나 다시 대기자 명단을 확인했다. 아직도 20여명이 넘게 있었다. 내가 접수한 시간이 대략 10시 15분 정도 내 이름 호명하는 걸 듣고 진료실에 들어간 시간이 거의 오후 1시가 다 되서였다. 인플루엔자 키드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었고 확진검사도 신청했다. 나의 경우에는 큰애가 감염이 되었기 때문에 거의 확실하다고 했다. 의사는 일단 감기약과 타미플루 처방을 같이 해주면서 1주일 정도 출근하지 말고 쉬라고 당부를 했다. 타미플루는 이 때만해도 아무 약국에나 없고 거점약국에만 구비하고 있었다. 진료 받느라 3시간 기다려서 약 타러 또 네비게이션 보고 찾아갔다. 주차할 때가 없어 몇 바퀴 돌다 대강 세우고 처방 받은 약을 구입했다. 집에 들어가자 마자 거의 탈진 상태다. 3시간 기다려 진료 받고 약 사러 헤메고... 열 때문에 오한이 났다. 일단 감기약과 타미플루를 먹고 몇 시간을 정신 없이 잤다. 자는 동안 작은애가 수시로 와서 나를 괴롭혔다. 자면서도 작은애한테 전염될까봐 걱정이었다. 작은애한테 전염될까봐 일단 나혼자 본가 2층에 가서 스스로 격리되어 있기로 했다.



처방 받아 복용 중인 타미플루의 뒷면


처방 받아 복용 중인 타미플루 캡슐



10월 30일 금요일
집에 전화해보니 작은애도 밤새 열이 나고 난리가 아니었단다. 아침에 바로 병원으로 가서 작은애도 타미플루 처방을 받았다고 한다. 이제 와이프 빼고 우리집은 온 식구가 전부 신종플루에 감염되었다. 어른인 나도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 처럼 몸살이 오는데 작은애가 걱정이다. 다음 달 카드값이 걱정된다. 약값은 그리 비싸지 않은데 검사비가 만만치 않다. 그래도 이만하길 다행이지...
내일 쯤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하루종일 가지고 온 노트북으로 웹서핑 하다 누워서 PMP로 영화보다 하면서 방안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몸만 안 아프면 천국이 따로 없다. 그런데 여느 감기몸살 보다 좀 심하게 아픈 것 같다. 온몸이 두둘겨 맞은 것 같은 통증과 목은 기침하기 무서울 정도로 아프다.
본가에서 지내면서 1층에 내려갈 때는 혹시라도 전염이 될까봐 마스크 쓰고 잽싸게 갔다 오고 밥도 재빨리 먹고 얼른 올라온다.

10월 31일 토요일
오늘은 그나마 인후통도 조금 가라앉고 몸살기는 조금 가셨다. 이젠 정신이 조금 들면서 살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기침도 나오고 목의 통증은 남아 있다. 본가에 하루 더 있다가 내일 집으로 가기로 했다. 덕분에 엄마가 해주시는 밥을 오랜만에 먹고 있다. 본가에 와서 지내는 동안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늙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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