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마찬가지로 오전 7시30분 쯤 사무실에 도착했다. 지하철역에서 사무실까지 걸어가는 동안만 해도 그냥 싸래기눈 정도만 흩날리는 정도였다. 현관철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돌리는데 순간 느낌이 이상했다. 잠겨있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거의 잠그지 않는 문인데 누군가 퇴근하면서 성실하게 잠그고 가버렸다. 대략 낭패였다. 나는 이 문 열쇠가 없었다. 혹시나 해서 열쇠 둘만한 장소는 전부 찾아 봤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열쇠가 있을만한 곳을 알만한 사람들한테 전화를 했다. 전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도대체 시간이 몇 시인데...하는 수 없이 계단에 걸터 앉아 PMP를 꺼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창 밖의 날씨가 범상치 않아 보였다. 얼른 계단을 올라가 밖을 내다보니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올해 서울에 내린 눈 중에 제일 굵은 함박눈이었다. 카메라를 얼른 꺼내 눈 내리는 모습을 몇 장 담았다. 그러는 사이 아래층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내려가 보니 평소에 나처럼 일찍 출근하는 동료가 와 있었다. 열쇠를 받아 열고 사무실로 들어와 다시 창 밖을 보니 어느새 눈발은 벌써 수그러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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