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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생활/야경

615년만의 야간 개방, 경회루의 야경을 담아오다...

by KODOS 2010. 11. 11.
G20을 기념하여 4일간 경복궁을 야간개방한다는 공지를 지난 주에 처음 보고 나서 책상 위의 달력에 표시해 두고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 지루한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개방 첫날이 되어 퇴근하자마자 급하게 경복궁으로 달려갔다. 첫날인데도 불구하고 삼각대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인파가 생각보다 많았다.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자리잡고 사진에 담기가 힘들 정도였다. 심지어 좋은 자리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요즘의 일몰시간은 5시 30분 정도로 엄청나게 빨라져서 내가 도착한 7시경에는 이미 하늘이 깜깜했다. 흥례문 사이로 보이는 조명이 켜진 근정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는데 깜깜한 하늘에 비해 노출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야경을 담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였다. 하는 수 없이 첫날은 광화문, 흥례문 등지를 돌아니며 간단하게 찍고 다음날을 기약하면서 철수했다.
둘째날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서두른 결과 첫날보다 좀 일찍 도착했기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표를 끊고 근정전에서 경회루로 이어지는 작은 문을 통과하니 순간 절로 비명이 나왔다. 보통 경회루를 담는 국민포인트로 알려진 곳은 이미 수많은 사진사들과 삼각대로 바리케이트를 형성하고 있었다. 절망감에 빠진 채 조그만 틈이라도 삼각대 펼 자리를 찾으며 주위를 두리번 거렸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반대편으로 부리나케 가서 그 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리를 잡은지 채 10여분도 되지 않아서 이곳도 발디딜 틈도 없이 들어찼다. 말 그대로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아비규환이었다. 앞에 안 보이니 앉으라고 소리치는 사람, 카메라 달려있는 채로 다리에 걸려서 삼각대 쓰러지는 사람, 똑딱이 들고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플래쉬를 마구 터뜨리는 사람...
그 곳에서 사진 찍는 약 40여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남의 삼각대 건드릴까봐 고개 숙이고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조명이 들어오는 경회루를 보는 순간 그만한 고생을 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멋진 야경을 선사했다. 경회루의 615년만의 화려한 밤 외출, 정말로 멋졌다.




해지기 전부터 조명이 들어오기 전까지의 다양한 경회루와 수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아래 더보기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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